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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감상일지
4월25일 :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를 보았다...1 본문
이제 와서 『폭싹 속았수다』를 언급하기엔 다소 늦은 감이 있으려나? 그러나 대략 5년에 한 번쯤 찾아오는 인생 드라마의 강림을 모른 채 할 수 없으니 지금이라도 이야기해보련다.
이전 인생 드라마가 『나의 아저씨』였다는 점에서 나는 그저 아이유를 좋아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폭싹 속았수다』 는 배우 한 명만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연출, 극본, 미술, 음악 등등 빠지는 것 없이 훌륭했다. 블로그를 관두려던 내가 '감상일지'라는 포맷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이유도 팔 할 정도는 이 작품을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1950년대 제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는 시인이 되고 싶어 하는 문학소녀 '오애순(아이유/문소리 배우)'과 그런 애순을 일평생 바라보는 팔불출 '양관식(박보검/박해준 배우)'의 일생을 그린 작품이다. 사람의 일생을 다루고 있으니 작품 속 시간적 스케일이 크기도 하지만, 그것이 단순 사랑 타령이 아니라 누군가의 아이로 태어나 누군가의 부모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의 삶을 다뤘다는 점에서 큰 울림이 있었다.
가만 보면 드라마 초반의 동력은 애순이나 관식이 아닌 애순의 어머니 '전광례(염혜란 배우)'에게 있는 듯하다. 광례는 언뜻 억척스럽고 무정한 잠녀(해녀)처럼 보이지만, 실은 애순이 써온 시를 읽고서 눈물을 펑펑 쏟아낼 정도로 자식을 사랑하는 어머니다. 그런 광례의 사랑은 애순에게 어떠한 의지依支처럼 남게 되는데, 이 의지는 대를 건너 애순의 딸 '금명(아이유 배우)'에게로 이어진다. 인간에게 삶의 목적이(라는 게 과연) 있다면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일종의 숭고함을 이 드라마를 보며 느꼈다.
비록 팥 뿌리는 무당 '박막천(김용림 배우)'은 애순을 두고 "제 어망(어머니) 귀신이 지키고 선 딸년"이라며 그녀의 의지를 한낱 귀신의 것으로 평가절하하지만, 그것이 의지가 되었든 귀신이 되었든 누군가의 삶을 지탱해내는 힘은 위대하다. 이 드라마가 늙은 애순이 바다를 바라보며 "엄마!"하고 외치는 장면으로 시작한 이유도 그 힘의 원천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누구에게 무엇을 받았으며, 다른 누구에게 무엇을 넘겨줄 것인가 『폭싹 속았수다』를 보면서 곰곰히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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